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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

관계에서 상처를 딛고 그럭 저럭 살아가기

by 나는내길 2022.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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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세상을 경험하면서 마음 속에 상처가 생깁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죠. 가정에서는 부모님으로 인해, 학교에서 따돌림과 비난으로 인해..

이러한 상처가 나에게 계속 영향을 주면 "트라우마"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특히 사람들 간의 관계 속에서 생긴 트라우마는 오랜 시간동안 한 사람의 일생에 영향을 주는데요. 비슷한 상황에 처하면 긴장되고, 불안하고, 초조한 느낌을 주어 나의 감정을 조절하거나 지금 이 순간 벌어지는 일들에 집중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이러한 관계 속의 상처를 딛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러한 관계 속 상처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그 속을 들여다 봐야 하는 뼈를 깎는 듯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안구를 움직이며 기억을 재처리하는 기법EMDR(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dssing), 지속적 노출 치료(PE: Prolonged Exposure), 외상 중심적 인지 행동 치료 등이 효과적이라고 하는데요. 

이러한 치료들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주의할 점: 실제 외상적 사건은 한 개인에게 매우 고통스러운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스스로 내 감정과 행동을 컨트롤 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안정화 단계에서부터 전문가(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임상심리전문가 등)와 함께 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안정화 단계

먼저 자신의 불안, 두려움을 잘 다루기 위한 기본 기법들을 익히게 됩니다. 

박스 안에 기억을 가두기

예를 들어, 머리 속에 번쩍 상처가 떠올랐을 때 이를 어떠한 박스 속에 가둬놓아서 나를 다치지 못하게 할 수도 있구요.

또는 상처가 되는 기억이 마치 눈 앞에 발생하는 것 같은 증상(플래시백)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나에게 안정적인 장소를 미리 찾아놓을수도 있습니다.

혹은 상처가 되는 기억을 떠올리는 소리, 신체감각, 장소 등에 서서히 노출해볼 수도 있습니다. 

 

 

(2) 기억 처리

나에게 외상적이었던 기억을 다시 떠올리면서 혹시 잘못 인지하고 생각한 부분이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예를 들어, 성폭행을 당했을 때 부모님에게 심한 처벌을 받았을 때 '내가 잘못 행동했기 때문이야'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따돌림 당한 경험으로 인해 '세상 사람들은 다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요. 

재방송 보듯이 멀리 떨어져 바라보기

외상적인 장면에 대해 멀리 떨어져서 마치 TV로 재방송을 보듯이 여러 번 보면 처음 긴장되고 두려웠던 것과 다른 감각들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처가 되는 기억은 강렬한 감정들을 수반하기 때문에 이 기억을 다른 긍정적인 기억을 떠올려 대체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3) 재연결(통합)

나에게 상처가 되었던 경험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고 또 다시 살펴봅니다. 

이 과정에서 상처를 극복한 일부 사람들이 '외상 후 성장'을 겪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저는 외상 후 성장도 좋지만 이전의 상처가 떠올랐을 때 '그저 그런' '마치 0과 같은' 마음상태인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상처는 흔적을 남기지만, 어떤 상처는 연고를 바르고 딱지가 떼어져 마치 상처가 없었던 것처럼 희미해지기도 하잖아요.  그 사건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성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4) 결과: 상처로부터의 분리

위에 있는 안정화 - 기억 처리 - 재연결(통합) 과정을 아주 많이, 횟수로는 10번을 넘게 반복하고 나면 '상처로부터 나를 분리'할 수 있는 방법을 점차 깨닫게 될 겁니다. 

내 감정과 타인의 감정 분리하기

그러면 대인관계에서 내가 처리해야 할 감정 / 타인이 처리해야 할 감정 을 구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마음 속에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가 계속 남아있는 분이라면 '내가 책임져야 할 감정은 여기까지야. 내가 상대방이 나에게 떠넘긴 분노, 짜증까지 처리해야 하는 건 아니야.' 라며 내 몫 만큼의 불편과 힘듦을 구별하고 내 아픔을 잘 보듬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음 속에 단단한 곳이 있는 반면 어떤 곳은 살짝만 스쳐도 아픈 자리가 있기도 합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비슷한 경험을 할 때면 의식적으로 자신을 추스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글의 제목으로 쓴 그럭저럭 살아가는 삶이란 '겉으로 보기에 그럭 저럭 괜찮아보이게' 살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네요.

너무 힘들지 않고 그럭저럭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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